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덴마크를 향해 “은혜를 모른다(Ungrateful)”는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세계 최고의 부국 중 하나이자 모범적인 북유럽 국가로 꼽히는 덴마크가 왜 이런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단순히 부동산 거래(그린란드 매입 시도) 거절에 대한 감정적 대응일까요, 아니면 수십 년간 쌓여온 안보 무임승차에 대한 전략적 폭발일까요? 오늘은 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미국과 덴마크의 복잡한 안보 관계와 그린란드를 둘러싼 반전의 역사를 정리해 드립니다.
1. 트럼프는 왜 공식석상에서 덴마크를 ‘저격’했나? (비판의 배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덴마크를 향해 비판의 포문을 연 표면적인 계기는 ‘그린란드 매입 제안’에 대한 덴마크 총리의 거절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기반한 철저한 손익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 비즈니스적 관점의 외교: 트럼프는 국가 간의 관계를 단순한 혈맹이 아닌 ‘거래(Deal)’로 봅니다. 미국이 수십 년간 막대한 국방비를 들여 북극권의 안보를 책임졌다면, 그에 상응하는 전략적 자산(그린란드)에 대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 나토(NATO) 내의 불균형: 덴마크는 대표적인 부국임에도 불구하고 나토의 방위비 가이드라인(GDP 2%)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트럼프는 이를 “미국의 보호 아래 경제적 이득만 챙기는 행위”로 규정하며 덴마크를 본보기로 삼아 유럽 전체에 경고를 보낸 것입니다.
- 북극권 패권 다툼: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항로 및 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덴마크가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매입 혹은 통제권 강화)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했습니다.
2. “은혜를 모른다” – 단순한 감정이 아닌 ‘역사적 채권’의 주장

트럼프가 사용한 “Ungrateful(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이라는 단어는 외교 수사로서는 매우 이례적이고 강력한 표현입니다. 이 단어에는 미국이 덴마크에 베푼 ‘역사적 호의’에 대한 청구서가 담겨 있습니다.
- 생존의 빚: 2차 세계대전 당시 덴마크 본토가 나치에 유린당하고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때, 그린란드를 보호하고 결과적으로 덴마크의 주권을 회복시켜준 것이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 비용의 빚: 전쟁 이후 냉전기부터 현재까지, 북대서양과 북극해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된 미국의 해군력과 인공지능 위성망, 툴레 공군기지의 운영비용을 언급합니다. 덴마크는 이 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누려왔다는 시각입니다.
- 심리적 배신감: 미국이 전략적 필요에 의해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을 때, 덴마크 총리가 이를 “터무니없다(Absurd)”고 일축한 것에 대해 트럼프는 “우리가 너희를 위해 해온 일이 얼마인데 감히 무례하게 구느냐”는 배신감을 느낀 것입니다.
3.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발언의 진짜 의도 3가지)

트럼프가 굳이 “은혜를 모른다”며 공개적인 비난을 가한 데에는 고도의 정치적·전략적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
① ‘안보 무임승차’ 프레임의 강화
트럼프는 미국 대중에게 “우리의 세금이 왜 부유한 북유럽 국가를 지키는 데 쓰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덴마크를 공격함으로써 미국 내 고립주의 여론을 결집시키고, 유럽 국가들이 스스로 국방비를 증액하게 만드는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②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 선점
그린란드는 단순히 거대한 얼음섬이 아닙니다. 희토류 등 막대한 지하자원의 보고이자, 북극 항로를 장악할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입니다. 트럼프는 “은혜”를 운운하며 덴마크를 압박함으로써, 매입은 못 하더라도 최소한 미국이 그린란드 내에서 더 강력한 군사적·경제적 기득권을 확보하려는 협상 전략을 펼친 것입니다.
③ ‘강한 미국’의 이미지 과시
과거의 외교가 상호 존중과 절차를 중시했다면, 트럼프는 실리를 위해서라면 동맹국에게도 독설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미국은 더 이상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공표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은혜 모른다”는 발언은 덴마크의 아픈 역사(6시간 만의 항복)와 미국의 보호 아래 누려온 평화를 정조준한 것입니다. 이는 21세기 국제 관계가 ‘가치 동맹’에서 ‘철저한 이익 중심의 동맹’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 덴마크의 중립 선언과 나치의 야욕
1930년대 후반, 유럽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울 때 덴마크는 철저한 ‘중립 정책’을 고수했습니다. 강력한 군사력을 키우기보다는 외교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려 했으며, 심지어 1939년에는 나치 독일과 ‘상호 불가침 조약’까지 체결했습니다.
- 덴마크의 오판: 덴마크 정부는 히틀러가 이 조약을 준수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게 덴마크는 북유럽 진출(노르웨이 침공)을 위한 ‘징검다리’이자, 철광석 보급로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였을 뿐입니다.
- 미국의 시각: 트럼프가 비판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스스로를 지킬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으면서 조약 한 장에 국가의 운명을 맡겼던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입니다.
5. “고작 6시간” –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항복 기록
1940년 4월 9일 새벽, 독일군은 육·해·공군을 동원해 전격적으로 덴마크를 침공했습니다. 이른바 ‘베저위붕 작전(Operation Weserübung)’의 시작이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 전투의 전개: 독일 군함이 코펜하겐 항구에 정박하고 공수부대가 주요 지점을 점령하는 동안, 덴마크 군의 저항은 거의 없었습니다. 국경 지역에서 소규모 교전이 있었으나, 덴마크 국왕 크리스티안 10세와 정부는 침공 시작 약 6시간 만에 공식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 항복의 이유: 덴마크 지도부는 압도적인 독일의 전력 앞에 저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코펜하겐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막아 민간인 피해를 줄이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이는 국가 방어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를 의미했습니다.
- 트럼프의 공격 포인트: 트럼프는 이 ‘6시간’이라는 수치를 강조하며 덴마크의 방어 의지를 비하합니다. “반나절도 못 버틴 나라가 지금은 미국의 안보 정책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논리입니다.
6. 6시간의 항복이 남긴 뼈아픈 결과와 지정학적 공백
단 6시간 만에 주권을 포기한 덴마크의 결정은 단순히 본토 점령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덴마크가 관리하던 거대 영토, 그린란드와 페로 제도가 국제적인 ‘미완성 영토’로 남게 된 것입니다.
동맹의 가치에 대한 의문: 덴마크는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기간 중 독일의 보호국으로서 상대적으로 평온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덴마크가 위기 상황에서 동맹을 위해 피를 흘리기보다 ‘생존을 위한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안보의 도미노 현상: 덴마크 본토가 나치의 수중에 떨어지자, 북대서양의 제해권은 즉시 위협받았습니다. 만약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린란드는 나치의 잠수함 기지와 기상 관측소로 전락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았을 것입니다.
면책특권: 본 포스팅은 역사적 사실과 특정 인물의 발언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분석 글이며, 특정 국가나 정치적 입장을 옹호하거나 비방할 목적이 없음을 밝힙니다. 모든 해석의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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