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은 안 하시나요?” — 71년째 주식하는 90세 할아버지에게 물었더니

새벽 2시에 하루를 시작해서 컴퓨터 세 대, 모니터 세 대 앞에 앉는 90세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71년째 주식 투자를 하고 있고, 지금 자산은 약 270억 원. 그런데 이 할아버지의 투자법에는 요즘 흔히 말하는 ‘손절매’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일본의 현역 슈퍼개미 후지모토 시게루 씨의 이야기입니다.

1. 19살에 시작해 71년, 270억을 만든 할아버지

후지모토 씨는 1936년생으로, 10대 시절부터 주식에 발을 들여 무려 71년간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일본의 버블 경제, 버블 붕괴, 리먼 사태, 코로나 팬데믹까지 다 겪은 산증인입니다. 최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2024년 약 18억 엔(약 162억 원)이었던 자산이 최근 약 30억 엔(약 270억 원)으로 불어났다고 합니다. 연 배당 수익만 자산의 3% 수준인 9,000만 엔(약 8억 1,000만 원)에 달합니다.

19살에 시작해 71년, 270억을 만든 전설의 투자자, 후지모토 할아버지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의 투자 스타일입니다. 짧게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딩을 즐기는데, 본인 표현으로는 “장기간 묵혀 큰 수익을 노리기보다, 그날그날 작은 수익을 반복해서 챙기는 ‘겉절이’가 내 스타일”이라고 말합니다.

2. 손절 대신, 오히려 더 산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지점이 나옵니다. 보통 투자 격언에서는 “손실은 짧게 끊어라”가 정석처럼 통합니다. 그런데 후지모토 씨의 방식은 다릅니다. 알려진 그의 원칙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하락할 때

  • 5% 하락 → 관망 (아무것도 하지 않음)
  • 15% 하락 → 추가로 10% 매수
  • 25% 하락 → 추가로 25% 매수

상승할 때

  • 5~15% 상승 → 그냥 보유
  • 25% 상승 → 10% 매도
  • 35% 상승 → 20% 매도
  • 45% 상승 → 30% 매도
  • 60% 상승 → 40% 매도
  • 100% 상승 → 전량 매도

※ 이 표는 후지모토 씨의 일반적인 투자 원칙(“내가 좋다고 생각한 가격보다 더 빠지면 크게 매수한다”, “이익실현 시점을 알 수 없으니 분할 매도한다”)을 바탕으로 정리된 것으로, 정확한 세부 수치는 매체·시점에 따라 다르게 소개될 수 있습니다.

후지모토 씨의 역발상 투자 원칙: 떨어질수록 사고, 오를수록 나눠 판다.

떨어질수록 사고, 오를수록 나눠서 판다는 구조입니다. 다만 무작정 아무 종목이나 이렇게 접근하는 건 아닙니다. 그는 “누구나 다 아는 우량주만 매수한다”, “기업이 적자면 절대 매수 안 한다”, “동전주는 절대 안 산다”는 원칙을 함께 지킨다고 밝혀왔습니다. 즉 이 전략은 ‘망할 걱정이 적은 우량주’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셈입니다.

3. 100억대 자산가 황현희의 조언과 닮은 구석

흥미롭게도 최근 국내에서도 비슷한 결의 조언이 화제가 됐습니다. ‘100억대 자산가’로 알려진 개그맨 황현희 씨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밝힌 투자법입니다. 그는 “1억 원을 5등분해서, 고점 대비 15% 하락하면 2,000만 원을 먼저 투자하고, 이후 5%씩 더 떨어질 때마다 2,000만 원씩 추가 매수하면 된다. 30% 이상 빠지면 남은 금액을 모두 투자해도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확한 숫자는 다르지만 “하락할수록 나눠서 더 산다”는 큰 방향성은 두 사람이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다만 황현희 씨는 개별 종목보다 지수 추종 ETF를 추천한다는 점에서, 개별 우량주를 고집하는 후지모토 씨와는 약간 결이 다릅니다.

4. 이 전략,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서 몇 가지 신중하게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후지모토 씨의 역발상 투자 전략: 실행 전 신중하게 점검할 3가지 핵심 요소

첫째, 이 전략은 ‘절대 망하지 않을 종목’이라는 전제 위에서만 작동합니다. 우량주가 아닌 부실기업에 이 방식을 적용하면, 하락할 때마다 추가 매수하는 게 오히려 손실을 눈덩이처럼 키우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후지모토 씨 스스로도 종목 선별 기준(적자 기업 배제, 동전주 배제)을 매우 엄격하게 지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충분한 현금 여력이 전제돼야 합니다. 하락할 때마다 추가 매수하려면 그만큼 대기 자금이 필요합니다. 만약 초기에 자금을 다 써버렸다면 정작 25% 하락 구간에서 추가 매수할 실탄이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이 방식은 일반적인 ‘손절 규율’과는 다른 철학이라는 점입니다. 제시 리버모어 같은 전설적 투자자는 “손실을 빠르게 끊어라”를 핵심 원칙으로 삼았던 반면, 후지모토 씨는 정반대로 ‘떨어질수록 기회’라는 관점입니다. 두 철학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서로 다른 시장 환경과 종목 선별 기준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무작정 하나를 정답으로 삼기보다는 본인의 투자 성향과 자금 여력에 맞는 쪽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며

90세 현역 투자자의 71년 경력이 말해주는 건, 결국 ‘원칙을 지키는 우직함’입니다. 손절 대신 분할 매수를, 몰빵 매도 대신 분할 매도를 택한 그의 방식은 화려하진 않지만 반세기가 넘도록 살아남은 전략입니다. 다만 이 전략이 통하는 건 엄격한 종목 선별과 충분한 현금 여력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손절’과 ‘분할 매수’ 중 어느 쪽이 본인의 투자 성향에 더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의견 남겨주세요.


본 글은 공개된 인터뷰 및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이나 투자 전략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소개된 전략은 특정 종목 선별 기준과 자금 여력을 전제로 한 것으로,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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