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도망갈 길마저 막힐 위기…사우디가 14개국을 모은 이유

원유 수송선이 위험한 항로를 피해 우회로를 찾았는데, 이번엔 그 우회로마저 위협받고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확히 이렇습니다. 그리고 오늘(현지시간 7월 30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4개국을 모아 해상 방위 연합을 창설했습니다.

1. 우회로가 우회로를 낳는 상황

이야기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시작됩니다. 미국-이란 군사적 충돌로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이 해협의 항행이 어려워지자,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부 유전의 원유를 송유관으로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보내 수출하는 우회 전략을 확대해왔습니다. 호르무즈를 피해 홍해로 돌아가는 방식이었죠.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글로벌 원유 수송로의 연쇄적 봉쇄와 우회 항로

그런데 이번엔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우디의 ‘우회로’였던 홍해마저 위험해진 겁니다.

그러자 이번엔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또 다른 우회로를 찾아 나섰습니다.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은 뒤 수에즈 운하와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을 거쳐 지중해로, 혹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가는 초장거리 항로입니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 현대오일뱅크도 이 경로를 이용할 초대형 유조선(VLCC)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 경로는 기존보다 운송 시간이 최대 4주나 늘어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2. 그런데 이 마지막 우회로마저 위협받는다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전직 해군 제독은 “이란이 후티 반군을 움직여 수에즈 운하 봉쇄까지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만약 이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호르무즈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그리고 마지막 우회로였던 수에즈까지 세 개의 핵심 통로가 동시에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셈입니다.

해운 분석업체 클레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제 기능을 못 하면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5%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수에즈까지 더해진다면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3. 사우디의 승부수, 14개국 해상 방위 연합

바로 이런 배경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늘 14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해상 방위 연합’ 창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우디는 이날 리야드에서 43개국과 유럽연합(EU)이 참석한 회의를 열었고, 최종적으로는 사우디를 비롯해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이상 걸프협력회의 소속),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등 14개국이 연합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사우디 주도 다국적 해상 방위 연합 창설

흥미로운 건 참여하지 않은 나라들입니다. 걸프협력회의 회원국 중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번 연합에 빠졌습니다. 미국은 이날 회의에 참석은 했지만 정식 가입국으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고, 대신 회원국 대부분과 맺고 있는 군사 파트너십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우디 국방부는 이 연합의 목표에 대해 “해상 안전을 강화하고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며, 국제무역로와 에너지 공급망, 특히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아덴만에서의 공동 해양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우디가 연합 창설을 주도하고 본부도 자국에 두기로 했으며, “이 연합은 순수하게 방어를 위한 것이며 다른 국가를 공격할 목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4. 이 소식, 어떻게 봐야 할까

첫째, 이번 연합 창설 자체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43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회의를 소집하고 14개국이 실제 군사 연합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홍해 항로의 위기감이 국제사회 전반에 공유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홍해 해상 방위연합 창설의 의미와 과제

둘째, 이 조치가 실제로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연합이 창설됐다고 곧바로 후티의 공격이 멈추는 건 아닙니다. 실제 해상 호위 작전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지느냐가 관건입니다. 앞서 2023~2024년에도 미국 주도 다국적 호위 작전이 있었지만 후티의 공격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셋째, 오만·UAE의 불참이 시사하는 지역 내 이해관계 차이도 주목할 만합니다. 모든 걸프 국가가 같은 입장은 아니라는 뜻으로, 이 지역의 외교적 셈법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정리하며

호르무즈에서 시작된 위기가 바브엘만데브를 거쳐 수에즈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사우디는 14개국을 모아 방어선을 구축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 연합이 실제로 홍해 항로의 안전을 되찾아줄지, 아니면 위기가 계속 다음 관문으로 옮겨갈지가 앞으로 국제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다국적 연합이 홍해 항로 안정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의견 남겨주세요.


본 글은 공개된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이나 투자 전략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중동 정세는 계속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최신 소식은 별도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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