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00억 원에 회사를 팔고 경영에서 물러났던 사람이, 1년여 만에 코스닥의 한 화장품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 회사 주가가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그것도 시장가보다 3배나 웃돈을 주고 말이죠. 화장품 ODM 기업 본느와 범LG가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1. 6일 연속 상한가, 주가가 4.8배로
본느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7월 30일 1,290원이었던 주가는 8월 7일 6,200원까지 뛰었으니, 6거래일 만에 주가가 4.8배로 불어난 셈입니다.

발단은 지난달 31일 공시된 주식양수도계약(SPA)이었습니다. 본느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임성기 대표 외 4인이 보유한 지분 37.7%(316만 2,940주)를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맺은 겁니다. 총 거래금액은 140억 2,335만 원, 주당 가격은 4,427원이었습니다.
2. 왜 시장가의 3배를 주고 샀을까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이 바로 이 ‘주당 4,427원’이라는 가격입니다. 계약 체결 직전 본느의 주가는 1,500원 안팎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구 전 회장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보다 약 3배 비싼 값을 치르고 지분을 인수한 겁니다.

이렇게 시장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을 지불하는 걸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부릅니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로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했다는 건, 구 전 회장이 단순히 재무적 투자 목적이 아니라 본느를 발판 삼아 뷰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3. 아워홈을 떠난 지 1년, 왜 화장품이었을까
구미현 전 회장은 고(故) 구자학 아워홈 창업주의 장녀로, 2024년 아워홈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가 이듬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지분 58.62%를 약 8,700억 원에 매각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별다른 사업 행보 없이 지내다, 이번 본느 인수로 약 1년 만에 경영 복귀에 나선 겁니다.

본느는 화장품 브랜드와 제품을 기획·개발·생산하는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전문기업으로, 여기에 더해 친환경 세제 제조기업 아토세이프 등을 종속회사로 두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온 회사입니다. 업계에서는 구 전 회장이 이런 ‘가벼운 사업 구조’와 K-뷰티의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 잔금은 아직, 그리고 추가 자금 조달까지
다만 아직 완전히 마무리된 거래는 아닙니다. 구 전 회장은 계약 체결과 함께 계약금 14억 원을 먼저 지급했고, 잔금 126억 233만 원은 오는 9월 10일 납입할 예정입니다. 잔금 지급과 동시에 주식과 경영권이 모두 이전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더해 본느는 약 22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100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 최대주주 체제 출범을 앞두고 총 222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겠다는 건데, 이는 본느의 기존 보유 자산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대규모 신규 자금 조달 계획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5. 이 소식, 어떻게 봐야 할까
첫째, 잔금 납입 전까지는 거래가 확정된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9월 10일 잔금 납입과 경영권 이전이 예정대로 이뤄져야 최종적으로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됩니다. 그 전까지는 계약 불이행 등 변수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둘째, 6거래일 연속 상한가라는 급등 자체가 이미 상당한 기대감을 선반영했다는 점도 살펴야 합니다. 주가가 짧은 기간에 4.8배 뛴 만큼, 실제 새 경영진의 사업 계획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나타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셋째, 경영권 프리미엄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사업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인수자의 자금력과 의지는 확인되지만, 실제로 K-뷰티 시장에서 본느가 어떤 성과를 내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정리하며
본느의 6거래일 연속 상한가는 단순한 최대주주 변경 이벤트를 넘어, 아워홈을 떠난 재계 유력 인사가 K-뷰티 시장에 어떻게 도전장을 던지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3배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222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이, 앞으로 이 회사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이업종 출신 경영진의 진입이 K-뷰티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의견 남겨주세요.
본 글은 공개된 공시 및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최대주주 변경 관련 거래는 잔금 납입 전까지 확정된 것이 아니며, 단기 급등 종목은 변동성이 클 수 있으므로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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